두 달 새 급등과 급락을 오간 리플(XRP)

시사점

  • 지난달 리플(XRP) 가격 급등, 또 다시 ‘펌프앤덤프’(pump-and-dump) 패턴보이며 마무리
  • 리플 공급량, 시장 공개보다 낮아…유통물량 불확실성이 최대 변수 
  • 예정된 XRP 플레어(Flare) 포크와 스파크(Spark) 토큰 에어드랍 기대감 확산에 가격 급등세
  • 스파크 토큰 에어드랍, XRP 보유자들에게 인센티브 제공 및 리플 생태계에 게임체인저

리플(XRP)이 지난달 큰 폭으로 상승하며 힘겨웠던 8월에 비해 3배 가까이 급등했다. 이러한 급격한 가격변동은 대개 근본적인 변화와 관련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무엇이 다를까?

리플의 총 시가총액은 가장 높았을 때 689억 달러에 도달하며 잠시 이더리움(ETH, 당시 시가총액 684억 달러)을 제치고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XRP의 유통가치(floating value)는 312억 달러에 불과하며 총공급량의 50% 미만이 유통되고 있다.

2017년 12월 XRP 가격이 2017년 5월 기록한 역대 최고점에서 급락하자 리플사는 향후 회사 지분의 대량 매도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550억 개 XRP(리플사가 보유한 총공급 가능량의 55%)을 에스크로 계정에 예치하기로 결정했고 에스크로 계정은 향후 55개월에 걸쳐 매달 10억 개씩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었다.

이후 몇 주간 XRP 가격은 2017년 12월 7일 약 0.25달러에서 2018년 1월 3일 3.43달러로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불과 3개월여 만에 거의 모든 상승분을 반납하고 2018년 4월 6일 약 0.46달러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할당된 XRP 중 일부만이 시장에 풀렸다. 가령, 2020년 3분기 30억 XRP가 에스크로 계정에서 시장에 풀렸는지만 24억 XRP은 회수되어 새로운 에스크로 계정에 예치되었다. 결과적으로 XRP의 명목유통공급량(nominal floating supply)은 약 505억 개이고, 2017년 4분기 에스크로 프로그램 도입 이후 55억 개 XRP(총공급량의 5.5%)만이 시장에 풀렸다.

출처: Ripple

리플 공동 창업자와 파트너들이 보유한 XRP(매도제한이 걸린)도 고려해야 한다. 2012년 리플 공동 창업자 크리스 라센(Chris Larsen), 제드 맥케일럽(Jed McCaleb), 아서 브리토(Arthur Britto)는 총공급량의 80%를 회사에 배정하는 계약에 합의했고 나머지 20%는 창업자 3명이 나눠 가졌다.

출처: Ripple

이들 창업자의 지분은 매도제한이 걸려있지만 제드는 몇 년에 걸쳐 거래 허용 한도 내에서 토큰을 매도해왔다. 제드의 4개 XRP 주소를 추적해본 결과, 그의 XRP 지분이 약 38억 5천 개로 증가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크리스 라센은 지분을 늘리지 않았지만 이를 자신이 설립한 비영리 자선재단인 리플웍스(Rippleworks)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리플웍스는 XRP 지분의 일부를 달러로 바꿔 운영 자금으로 사용한다. 크리스 라센의 지분과 리플웍스의 추정 지분을 합해보면 크리스 라센이 XRP을 거의 매도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출처: Ripple, Messari, 바이비트 인사이트

위와 같은 내용을 종합해보면 XRP의 유통공급량을 지금까지 시장에 공개된 45%보다 낮은 38%로 추정해볼 수 있는데 암호화폐 전문 분석 업체 메사리(Messari)는 2019년 1월 이보다 더 낮은 22%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이유는 아마도 점차 시장에 풀리고 있는 리플웍스와 제드의 지분 때문이거나 고평가된 리플웍스의 지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점은 리플사가 파트너들에게 매도한 총공급량의 약 4%가 사실은 비유동성 자산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다는 것이다.

리플과 세계 최대 블록체인 컨소시엄 R3가 계약 파기를 이유로 과거에 벌인 소송전을 고려하면 이러한 루머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리플의 전략적 파트너인 머니그램(MoneyGram)은 리플로부터 시장개발 수수료로 3분기에 9,300만 달러 상당의 XRP 토큰과 연초부터 4,100만 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결제 금액은 관련 트랜잭션 및 거래 비용으로 각각 40만 달러와 1,120만 달러씩 일부 차감된다. 이는 머니그램이 리플로부터 받은 XRP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며 파트너에게 매도된 토큰에 전매제한이 걸려있다는 메사리의 주장을 부분적으로 뒷받침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XRP의 유통공급량은 추정치보다 훨씬 낮을 수도 있다.

30%를 조금 넘는 유통공급량으로는 장기적으로 추가 공급이 시장에 풀림에 따라 XRP이 펌프앤덤프에 매우 취약할 수 있다. 한편 현재의 수요는 단기적인 투기수요를 제외하곤 약하다.

크리스 라센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리플 원장(XRP Ledger)을 보면 탈중앙화 디지털 화폐인 XRP의 생태계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대부분이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과 상관성을 갖고 있다. 말하자면 매년 1,000억 달러 규모의 거래와 같다. XRP 생태계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대부분이 전체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과 관련이 있고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과 같은 동력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XRP은 가치의 저장수단인가? 어쩌면 그저 디지털화, 글로벌화된 미래에 우리가 중시하는 막연한 가치로서 보유하고 있는 것인가? XRP는 투기인가? 리플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독립적인 경제적 현실 속에서 모든 일이 벌어지고 있을 뿐이다.”

라센은 또한 XRP을 사용한 국경 간 결제 솔루션 ODL(On-Demand Liquidity)이 XRP 시장의 작은 일부분(약 20억 달러)만을 차지한다고 주장했다.

XRP의 가장 큰 문제는 수요가 리플의 성공과 100% 상관성을 갖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큰 틀에서 보면 유니스왑(Uniswap)이 내년에 UNI 보유자들에게 0.05%의 거래 수수료를 지불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전에 7.10달러에서 정점을 찍었던 유니(UNI)의 가격이 1.80달러로 폭락한 것도 마찬가지로 사용사례의 부족 때문이었다.

XRP 가격에 정말로 중요한 문제(펌프앤덤프 사기 가능성 이외에도)는 곧 예정된 XRP 플레어(Flare) 포크다. 애널리스트들은 11월 급등이 XRP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한 플레어 네트워크(Flare Network)의 스파크(Spark) 토큰 에어드랍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인 플레어는 이더리움의 가상머신과 통합되어 기존의 이더리움 디앱(DApp,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을 플레어로 전환해 XRP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12월 12일 XRP 주소의 스냅샷을 기준으로 실시하는  45억 개 스파크 토큰의 무료 배포는 엑스프링(Xpring)에서 이름을 변경한 리플 산하 투자부문 리플엑스(RippleX)의 지원을 받는다. XRP 생태계는 미래에 현실화될 수도 있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구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노련한 투자자라면 최근 11월 가격 급등 이후 보유분을 매도하고 다음 트레이딩 방향에 영향을 미칠 새로운 재료를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