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비트코인 투자로 시세차익만 수억 달러?

시사점

  • 테슬라, 비트코인 투자로 상당한 수익 창출
  • 테슬라, 비트코인 보유 및 결제 허용…장기적으로 미 정부도 암호화폐 기반 결제 시스템 지원 가능성

테슬라는 보유 현금의 약 7%인 15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투자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 아마도 꽤 괜찮은 수익을 예상했을 것이다. 이제 와서 이러한 현금배분 전략이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인색한 평가로 보인다. 어쨌든 테슬라는 평균 3만3000달러에 비트코인을 매수했고, 비트코인 가격은 6만4000달러 부근에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후 크게 빠지기는 했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5만700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테슬라는 암호화폐 투자를 통해 비트코인 보유분의 단 10%를 매각해 1억 100만 달러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테슬라가 올 초 무성한 화제를 뿌리며 사들인 비트코인 보유분의 일부를 매각해 상당한 차익을 실현하자 트위터에서는 ‘먹튀’ 논란이 일었고 비트코인 회의론자들은 테슬라의 암호화폐 투자 동기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미국 개미주식투자 열풍을 주도하는 파워 블로거 데이브 포트노이(Dave Portnoy)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사실상 인위적으로 가격을 끌어올린 후 대량 매도로 수익을 실현하는 펌프앤덤프 수법(pump and dump scheme)을 통해 개인 재산을 불렸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일론 머스크는 “당신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며 비트코인 매도가 단지 유동성을 테스트하기 위한 것이고 비트코인 회의론자들에게 비트코인이 대차대조표상 현금 보유보다 나은 대안임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일부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은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도가 그간 비트코인 전도사를 자처해온 머스크의 행적에 반한다며 커다란 배신감을 표출했다.

테슬라, 비트코인 투자로 얼마나 벌었나?

테슬라가 올해 1월 15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투자를 단행한 사실이 연례 보고서(10K)를 통해 공개되었다. 1분기 실적 보고서를 보면 테슬라는 비트코인 매도와 규제 크레딧(탄소배출권) 판매에 힘입어 월가의 평균 예상치 80센트를 크게 웃도는 주당 93센트의 조정 수익을 거뒀다. 형편없는 테슬라의 주가 흐름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높은 수익이다.

우리는 변동성 있는 시장 가격, 손상 및 고유한 손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디지털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취득할 수도 있다.   2021년 1월, 적절한 운용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지 않은 현금의 수익률을 더욱 다양화하고 극대화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하기 위해 투자 정책을 업데이트했다. 이사회 감사위원회의 정식 승인을 받은 투자 정책의 일환으로 우리는 미래에 디지털 자산, 금괴, 금 상장지수펀드(ETF), 기타 자산을 포함한 특정 대체 준비 자산에 이러한 현금의 일부를 투자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정책에 따라 우리는 총 15억 달러를 비트코인에 투자했으며 비정기적 또는 장기적으로 디지털 자산을 취득 및 보유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가까운 장래에 관련법에 따라 초기에는 제한적인 기준으로 자사 제품에 대한 결제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받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며 비트코인은 수령 즉시 청산할 수도, 청산하지 않을 수도 있다.   디지털 자산의 가격은 다양한 관련 리스크와 불확실성 때문에 과거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높은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예컨대 디지털 자산의 유행은 비교적 최근의 추세이며 투자자, 소비자, 기업에 의한 장기적인 대중화는 예측 불가능하다. 더욱이 디지털 자산의 물리적 실체가 없다는 점과 생성, 존속 및 거래 검증에 대한 기술 의존성, 탈중앙화로 인해 디지털 자산의 완결성이 악의적인 공격이나 기술적 쇠퇴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증권법 또는 기타 규정이 디지털 자산에 적용되는(또는 향후 적용될 수도 있는) 범위가 불명확하고 향후 변경될 수도 있다. 우리가 보유한 디지털 자산의 가치가 매수가 대비 하락한다면 우리의 재정상태가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테슬라 연례 보고서

테슬라의 1분기 실적을 보면 대안적 자산배분전략으로서 비트코인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 수 있다. 테슬라가 핵심 사업인 전기차 판매와 소프트웨어  등의 서비스 제공으로 벌어들인 수익보다 비트코인 투자로 벌어들인 수익이 더 많다.

1분기에 테슬라는 비트코인 매각을 통해 시세차익으로 1억1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비트코인 2억7200만 달러어치를 매각해 5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인마스터(Master of Coins)라는 새 직함을 추가한 잭 커크혼(Zach Kirkhorn)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에서 비트코인이 지속적으로 5만50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며 이례적으로 안정적인 가격 흐름을 보였던 ‘3월 말’에 매도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숀 털리(Shawn Tully) 포춘 매거진 기자는 테슬라가 약 4900개의 비트코인을 매각한 것으로 추정했다. 3월 매도로 테슬라의 비트코인 보유 지분은 약 3만8300개(투자금액 13억2900만 달러)가 되었다.

실제 경제적 이득은 1억100만 달러를 크게 상회한다. 테슬라의 남은 비트코인 보유분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1분기말(3월 31일) 기준 코인당 5만8822달러로 약 22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바꿔 말하면 테슬라가 비트코인 투자로 거둬들인 수익은 1억100만 달러가 아니라 회계상으로는 반영되지 않은 10억 달러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테슬라는 비트코인 투자로 약 10억 달러의 미실현 수익을 보유하게 되었고 이는 때가 되면 언제라도 실현할 수 있는 수익이다.

테슬라는 대차대조표에 ‘디지털 화폐’ 보유분을 13억3100만 달러로 계상했는데 투자금액과의 차액 200만 달러는 일론 머스크가 2월 테슬라 자동차 구매시 법정화폐 대신 비트코인을 받겠다고 선언한 이후 전기차 판매를 통해 얻은 매출로 추정된다.

테슬라, 비트코인 결제 허용?

주요자산과의 탈동조화 주장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부문은 전통 금융계와 복잡하게 연관되어 있고 변동성이 더 크긴 하지만 새로운 자금 유입에 비슷한 방식으로 반응한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 사실이 공개되자 비트코인 가격은 4만2000달러 저항선을 돌파해 5만8000달러 부근에서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는 암호화폐 추가 취득을 허용하는 자사 재무정책의 일환으로 공개되었다.

많은 암호화폐 회의론자들은 테슬라가 변동성이 극심한 암호화폐에 투자하기로 한 결정은 아무리 좋게 봐도 어리석었다고 평가한다. 일각에서는 일론 머스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전기 자동차 개발이라는 진정한 혁신을 저버리고 높은 수익률을 좇아 암호화폐 투자라는 엉뚱한 길로 빠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들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주식과 암호화폐 시장에서 머스크의 영향력이 레이 달리오(Ray Dalio)나 워런 버핏(Warren Buffett) 같은 구세대 투자 거물들을 압도할 만큼 성장했다는 점이다. 음성 채팅앱 클럽하우스에 일론 머스크가 등장하자 클럽하우스 사용자가 하루아침에 두 배 증가했고, “시그널을 이용하라(Use signal)”는 머스크의 트윗 메시지에 시그널 어드밴스(Singal Advance)라는 엉뚱한 기업의 주가가 불과 이틀 만에 11배나 폭등하기도 했다. 사실 머스크의 트윗은 통신 소프트웨어 시그널(Singal)을 이용하라는 뜻이었는데 말이다. 머스크가 가장 좋아하는 암호화폐 중 하나인 도지코인도 빼놓을 수 없다. 연일 도지코인 띄우기에 나선 머스크의 트윗 메시지에 도지코인은 최근 포물선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불과 며칠 전 도지코인은 머스크의 SNL(Saturday Night Live) 출연을 앞두고 시세가 50%나 급등하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의 막대한 영향력이 전통금융과 핀테크 부문에서 또다시 시험대에 올라있는 것이다.

테슬라의 비전

테슬라의 암호화폐 부문 진출은 중대한 의미가 있지만 시장은 이를 간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허용한다는 것은 테슬라가 수령한 비트코인을 청산 또는 보유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청산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해당 거래는 물물교환으로 간주되고 수익은 과세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테슬라가 코인베이스(Coinbase) 같은 주요 거래소의 서비스를 이용해 수령한 비트코인을 모두 현금화해 달러로 받고 자동차를 인도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이 암호화폐의 대중화를 앞당기는 것말고는 어떤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을까? 결제가 법정화폐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것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에 따르면 암호화폐 보유자 대다수는 미국 정부의 과세 대상이 아니다. 엄격한 규제 장벽 때문에 이들은 자신이 보유한 암호화폐를 현금화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허용하면 이러한 사람들이 암호화폐로 미국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하지만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미국 제품 구매시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고 싶어도 비트코인을 달러로 환전하는 것을 제한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현금은 전 세계 어디로든 이동한다. 반드시 미국 안에서만 머물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실생활의 거래에서 합법적인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면 엄청난 비트코인 자금이 미국으로 유입되고 미국 제품과 서비스의 소비도 촉진될 것이다. 테슬라가 주도하는 비트코인 결제가 확산하면 미국 이외 지역의 암호화폐 보유자들이 암호화폐를 현금화하는 주요 통로가 될 것이고 테슬라의 선례를 따르는 미국 기업이 늘어나면 암호화폐 결제 시장도 확대될 것이다. 시가총액이 2조 달러를 넘어서며 성숙 단계에 접어든 암호화폐 시장은 이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고객신원확인(KYC)과 자금세탁방지(AML) 조치가 강화됨에 따라 수백만 개의 소매업체와 서비스 제공업체가 암호화폐를 결제수단으로 받는 일이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닐 수도 있다. 미국이 암호화폐를 통한 상품 거래로 혜택을 볼 수 있다면 과연 다른 나라들이 10조 달러가 넘는 엄청난 구매력을 가진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