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비트코인 시가총액 1조 달러!

암호화폐 시장은 하루도 지루할 틈이 없다. 2021년 2월의 가격변동 역시 이런 사실을 잘 보여준다. 암호화폐 지지자들의 날카로운 예지력이 입증된 비트코인 시가총액 1조 달러 돌파에서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규제 요구 목소리에 이르기까지 암호화폐 업계에 쏟아지는 관심은 하루가 다르게 커져만 가고 있다.

1. BTC은 이제 진정한 매크로 자산

2021년 2월 19일은 암호화폐 지지자들의 날카로운 예지력이 입증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날이기 때문이다. 시가총액은 자산군의 생존능력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이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시총이 높은 자산군일수록 기관 투자자들에게는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물론 뒤집어 말하면 매크로 자산은 상호연관된 투자수단으로 거래되는 것이지 진공 상태에서 거래되지 않는다. 따라서 앞으로는 암호화폐가 최근 미 국채 금리 급등 같은 전통금융시장의 움직임에 더 큰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2. 디파이 전쟁: ETH, 빛을 잃고 있나?

ETH의 가스 수수료가 천정부지로 급등하자 시장을 선도하는 스마트 계약 체인으로서 ETH의 생존능력에 의구심이 제기되었다. 이런 문제에 대한 단기적인 해결책이 보이지 않자 암호화폐 시장은 대안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BSC(파이낸스 스마트 체인)와 레이어 1(layer 1) 관련 토큰들이 대안으로 부상하며 가격이 급등해 눈부신 월간 실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TH은 개발자/프로토콜 측면에서 몇 년은 앞서있고 여전히 모든 경쟁 코인과 상당한 TVL 격차를 벌리고 있다. 커뮤니티 또한 단기적으로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있으며 가수 수수료 환불을 없애자는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의 제안으로 과도한 가스 수수료가 일시적으로 완화되기도 했다. 경쟁에 직면한 EIP-1599와 레이어 2 솔루션이 속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경쟁 코인들이 시장점유율 확대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프로토콜 역시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재 스시스왑(Sushiswap) 등이 교차 체인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체인 독점의 필요성도 사라질 것이다.

3. 선물시장동향

2월 말이 가까워지면서 선물 베이시스와 스왑 펀딩 금리 간에 주목할 만한 발산 현상이 나타났다. 펀딩 금리는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베이시스는 꽤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기 레버리지의 상대적 감소는 선물 베이시스 레벨에서 목격된 보다 장기적인 구조적 매수세와는 반대로 2021년 초부터 목격된 유포리아(euphoria, 희열)가 자연스럽게 가라앉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이 강세장이냐 약세장이냐를 가르는 직접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시장은 여전히 매수차익거래(cash and carry) 포지션을 유도하고 있으며 이는 단기적으로 현물 매도 압력을 자연스럽게 완화한다.

4. 그레이스케일은 암호화폐 시장의 아카로스인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이카로스(Icarus)는 밀랍으로 붙인 날개로 너무 높이 날아 밀랍이 태양열에 녹아 바다에 떨어져 죽는다. 이처럼 암호화폐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의 프리미엄이 불과 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추락할 것을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레이스케일의 대표 신탁 펀드 상품인 GBTC가 순자산가치(NAV) 대비 -10% 아래로 떨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과 전 세계적으로 신규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대규모로 출시된 결과이다. 많은 시장 참가자들이 GBTC를 매수차익거래 전략의 현물환거래(spot leg)로 활용하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GBTC 하락은 수익률 곡선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베이시스를 확대하는 동시에 전반적인 선물 미결제약정(OI)을 감소시킴으로써 현물 가격 하락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2월에는 20억 달러의 신규 자금 유입으로 전반적인 펀드 유입 데이터는 여전히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며 현물 가격 하락을 제한했다.

5. 옵션의 영향

옵션 거래량은 2월 총 현물 거래량의 25~30% 수준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옵션 시장 참가자들의 인센티브가 현물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1월과 2월의 최대고통(max pain) 가격이 현물 가격을 억누른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결국 파생상품 영역에서 옵션이 선물보다 우세한 상황이 연출될지 좀 더 지켜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