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C 등 가상화 자산에 대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입장

BTC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대중의 관심도 기존의 전통자산에서 가상화 자산으로 옮겨지고 있다. 특정 투자자들만 관심을 보였던 BTC의 경우, 주요 상업은행과 기관투자자, 심지어 통화당국들마저도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제 위기 속에서 BTC 등 가상화 자산에 대한 각중 중앙은행들의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지만 많이 변화한 것은 사실이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호의적인 중앙은행들…다양한 규제안 제시 

싱가포르

싱가포르통화청(MAS)은 보다 안전한 암호화폐 산업 경제를 이끌기 위해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400개 이상의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관련 업체들로 구성된 ‘싱가포르 암호화폐 기업 및 스타트업 협회(ACCESS)’는 싱가포르통화청이 제안한 ‘실무 지침(Code of Practice)’을 발표했다. ‘실무 지침’은 고객확인절차(KYC)를 암호화폐 산업에서 표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싱가포르통화청의 핀테크 부서장 소프낸두 모한티(Sopnendu Mohanty)는 “규제와 면허 발급 등으로 업계의 혁신이 번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일랜드 

아일랜드중앙은행은 아일랜드 암호화폐 산업 규모를 확장시킬 수 있는 규제의 명확성(regulatory clarity)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일랜드중앙은행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게 보낸 서한에 따르면, 암호화폐에 대한 유럽 전반의 표준화된 규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통합 규제안이 마련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실화될 경우, 아일랜드 암호화폐 거래소는 유럽연합내에서 면밀한 모니터링을 받으며 자유롭게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아일랜드중앙은행은 ‘BTC는 아일랜드에서 합법화된 가상화 자산 지위를 갖고 있지 않고,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디지털 통화에 불과하다’라는 두 가지 경고를 발표한 바 있다. 

인도

인도중앙은행은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계좌 금지령을 무효화했다. ‘정보에 대한 권리(RTI)’에 따라, 인도중앙은행은 암호화폐 거래소, 기업, 트레이드에게 계좌 금지령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인도중앙은행은 인도 국내 은행이 암호화폐 거래소에 은행 계좌를 제공하는 것을 포함해 암호화폐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금지한 바 있다. 이 금지령은 약 2년간 지속됐지만 올해 3월, 인도 대법원이 위헌이라고 판결한 후 파기되었다. 위헌 판결에 따라, 인도의 암호화폐 거래소의 거래량과 신규 가입자수가 급속히 증가했다. 앞서 인도중앙은행은 ‘BTC 등 암호화폐는 인도에서 합법’임을 인정했다. 

필리핀

필리핀에서는 중앙은행의 승인을 받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늘어나고 있다. 필리핀중앙은행(BSP)는 핀체인 테크롤로지(Finchain Technology), 아이레밋(iRemit), 머니비스 포렉스(Moneybees Forex), 윕스 PHP(Wibs PHP) 등 지금까지 총 16개의 암호화폐 거래소를 승인했으며 더 많은 거래소들이 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 필리핀중앙은행은 지난 2017년부터 암호화폐 산업 성장을 위한 관련 기업 등록을 시작해왔으며, 필리핀증권거래위원회 역시 암호화폐공개(ICO)와 암호화폐 거래소들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BTC 등 암호화폐에 회의적인 중앙은행들 

프랑스

프랑스의 중앙은행으로 알려진 프랑스은행의 부국장은 BTC를 가짜통화라고 칭했다. 프랑스은행의 서한에 따르면, 크리스티앙 피스터 부국장은 “BTC 등 주요 1세대 암호화폐는 전설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BTC가 주로 투기적 투자에 사용되며 법정화폐의 자격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은행은 현재 8개의 금융 및 기술 회사들과 함께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를 검토하고 있지만, 암호화폐는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러시아의 중앙은행으로 알려진 러시아은행의 부총재는 암호화폐를 금융 피라미드와 룰렛 게임에 비유했다. 세르기 슈페쇼프 러시아은행 부총재는 최근 생방송을 통해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슈페쇼프 부총재는 “암호화폐를 사용한 모든 투자를 인정하지 않으며, 형사상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암호화폐 트레이딩은 합법화하지만 결제수단으로는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주요 암호화폐 제1법안’이 통과된 직후에 전해졌다. 

BTC의 질주 속에서도 표준화된 규제나 정책을 적용하는 과정은 복잡하다. 그나마 일부 시장에서 규제가 서서히 발효되고 BTC 등 암호화폐 시장이 성숙해짐에 따라 통화당국들의 입장도 변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