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미국 연금 위기의 구세주될까

주요 시사점

  • 글로벌 금융위기 장기화에 연기금 시한폭탄 ‘째각’ 
  • 전문가들 “연기금 위기에 따른 시장 충격 대비해야” 
  • 일부 공적 연금운용기관, 연금제도의 잠재적 구세주로 암호화폐 주목 

7,100만 달러. 지금까지 미국 공적 연금 펀드가 블록체인 관련 펀드에 투자한 총 금액이다. 미국 암호화폐 전문 자산운용사 모건 크릭 디지털(Morgan Creek Digital)의 공동창업자 앤서니 폼플리아노(Anthony Pompliano)는 그 가치가 내년에 4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연금 펀드의 전체 투자 규모에 비해서는 약소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맥락을 살펴보면 이 같은 인식이 바뀔 수 있다. 

큰 물에서 노는 작은 물고기

지난 2019년, 미국에서 가장 전통적인 기관투자자로 알려진 공적 연금운용기관이 세계 최초로 암호화폐 관련 분야에 투자했다. 

버지니아주 패어팩스 카운티(Fairfax County) 경찰 연금과 공무원 연금이 최초로 블록체인 펀드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지난해 2월 1차 연기금 2천 100만 달러 투자에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5천만 달러로 늘려 투자했다. 이밖에도 보험회사, 병원, 대학 등에서도 블록체인 펀드에 투자했다. 

공무원 연금 관계자는 연기금이 암호화폐 투자에 노출된다는 점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조처로 투자 규모가 매우 작다는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규모와 관계없이 이번 투자는 매우 의미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보수적으로 알려진 기관에서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과연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까? ‘아마도’ 그럴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기관에서 암호화폐를 합법적인 자산으로 인정해 투자하기 시작한다면, 개인들도 연금의 일부를 디지털 자산으로 보유하거나 투자하는 경향을 드러낼 것이다. 비록 시작은 1~2% 규모에 불과했더라도 상당한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

데이비드 머서 (David Mercer), 금융기술업체 LMAX 거래소 CEO

단, 작은 문제가 있긴 하다. 

어제의 약속, 내일의 신용 문제

세상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 시스템에 여전히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적 연금 프로그램의 자체적인 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은 하루이틀 문제가 아니다. 연금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명확한 이유를 알지는 못한다. 전문가들은 연금의 부실한 재정 관리로 인해 연금 시한폭탄이 임박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가 우리에게 이미 교훈을 주고 있다. 미래가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이유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불거진 세계 경기침체가 연금 시한폭탄이 조만간 터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미래를 볼 수 있는 수정 구슬을 갖고 있진 않다. 

코로나19와 연금의 ‘불협화음’ 

코로나19로 인한 저금리 환경은 공적 연금의 ‘두통’을 야기하고 있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고정자산 투자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이자가 낮은 융자가 시장에 확산되면서 고정자산 투자에 따른 수익은 크게 떨어지기 마련이다. 지방정부나 연방정부가 지원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후에 연금을 지불할 가능성이 높아 신용이 높은 펀드(well-funded)와 신용이 낮은 펀드(underfunded)간의 간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미 연준은 이미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미 연준의 정책이 비트코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사)

연금의 고질적 문제, 코로나19만을 탓할 순 없어 

시장 상황이 좋았을 때도 연기금을 둘러싼 잡음은 많았다. 지난 2017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퇴직연금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연금에 붓고 있는 자금과 은퇴 후 얻게 되는 자금의 격차가 커진다는 의미로, 그 격차 규모가 현재 70조 달러에서 오는 2050년에는 400조 달러까지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는 이 같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을 뿐이다. 

미 연기금 보장, 7개 주에 불과 (출처: Pew Charitable Trust)

그렇다면, 과연 손실 규모는 얼마에 달할까?

무디스에 따르면, 1조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투자 손실규모가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이라면 연금 시스템에 의존할 수 있는 수익 보장 기간은 6.8년으로 감소할 것이다. 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흐름 규모도 전체 자산의 -6%로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다. 정부의 지원 없이는 연금은 파산에 가까워질 것이다.

무디스 보고서

연금 제도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은 냉혹한 현실이다. 해결책이 있을까?

미국의 대형 연금운용기관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 공무원퇴직연금(캘퍼스, CalPERS)’는 새로운 수익 창출의 대안으로 대출 서비스를 선택하기도 했다. 이의 일환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일본의 연금운용기관은 미래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국채의 안전성은 보장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왜 비트코인을 고려하지는 않을까?

저명한 비트코인 옹호자인 앤서니 폼플리아노의 의견은 이렇다. 

“캘퍼스나 다른 공적 연금운용기관들은 목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막대한 레버리지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해결책은 훨씬 간단할 수 있다. 비트코인을 연기금의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것이다. 전체 투자비중의 1~5% 정도만 차지해도 된다. 진지하게 조언하는 것이다”  

앤서니 폼플리아노, 모건 크릭 디지털 공동창업자

비트코인: 세계가 필요로 하는 반체제적 통화 

분산투자의 대체자산으로 비트코인을 고려하는 것은 더 이상 이상하지 않다. 비트코인은 주식과 채권 시장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손익비 관리를 할 수 있어 대체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밀러밸류파트너스(Miller Value Partners) 헤지펀드의 창립자이자 최고투자책임자인 빌 밀러(Bill Miller)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투자 리스크가 높더라고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는 자산이다. 전통시장과 상관관계가 낮다는 것도 비트코인이 분산투자의 대체자산이 될 수 있는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월가 출신 암호화폐 전문가인 케이틀린 롱(Caitlin Long)은 “비트코인은 전통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보험”이라고 밝혔다. 하버드 법학대 출신인 케이틀린은 투자은행 살로몬 브라더스(Salomon Brothers)에서 인수합병을 담당하며 월가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 후, 그녀는 연기금 수십억 달러가 사라진 대공황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모건스탠리의 연금 자문그룹의 수장으로 퇴직연금을 감독했다. 

2020년. 비트코인, 주식을 넘어서다 

2020년 3월,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의 모든 자산 가치는 추락했다. 비트코인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 이후, 비트코인은 당시 손실을 모두 만회하며 전통시장의 자산가치를 뛰어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여전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지는 못했지만  19,000 달러 부근에 머물며 지난 3월 충격에서는 벗어난 상태다.

비트코인 가격 흐름 (2017년~2020년)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 규모는 지난해 대비 30% 증가하며 4천억 달러에 육박했다.

일반적으로 비트코인은 S&P500과 상관관계가 낮다. 

비트코인 – S&P500 상관관계도

자, 이제 감정은 제쳐두고 살펴보자. 

폼플리아노가 운영하고 있는 모건 크릭 디지털은 연금운용기관들에게 최초로 암호화폐에 투자할 것을 조언해왔다. 코로나19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휩쓸기 1년 전, 2018년 12월 초, 폼플리아노는 ‘미디엄‘에 “모든 연금운용기관들은 비트코인을 사들여야 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그의 주장을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기관들의 비트코인 투자 주목해야 

캐나다 최대 연금운용기관은 코로나19로 인한 격리 기간 동안 ‘급격한 변화’에 대해 깨달았다. 세상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오래된 시스템은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이였다. 

연기금이 비트코인에 유입되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일단 시작되면, 계단식 효과를 기대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폼플리아노는 “비트코인은 연금 위기에서 우리를 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첫발을 내디딜 용기있는 한 두 곳의 기관들의 투자가 필요할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그 누구도 그 길이 험난한 길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는 약속한 바 없다.